“우리 아기, 아직 말을 안 하는데 괜찮을까요?
아기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엄마 아빠의 눈이 자꾸 아기의 입으로 향해요.
“엄마”라는 말은 언제 할까?
“아빠”는 언제 하지?
옆집 아기는 옹알이를 많이 한다는데 우리 아기는 왜 조용할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검색창에 ‘아기 언어발달’을 몇 번이고 찾아보게 되지요.
그런데 헬프맘이 부모님께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기의 언어는 ‘말하기’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먼저 ‘듣는 것’에서 시작해요.
엄마 목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고, 소리에 반응하고, 자신도 작은 소리를 내보고, 엄마가 다시 대답해 주는 경험. 이 작은 과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훗날 아이의 말이 됩니다.
그래서 0~12개월 아기의 언어 발달을 살필 때는 “몇 단어를 말하나?” 보다
“소리를 잘 듣고 반응하나요?”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요.
오늘은 아기의 첫 언어가 시작되는 ‘듣는 힘’을 중심으로 월령별 언어 발달 신호를 함께 살펴볼게요.
0~12개월 아기 언어발달, 청력부터 체크해요
1. 0~3개월|“엄마 목소리가 들려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는 아직 말을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이미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능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의 목소리처럼 자주 듣는 소리에 편안해하거나
큰 소리에 깜짝 놀라거나
울다가 목소리를 들으면 잠시 멈추는 모습 등을 보일 수 있어요.
이 시기에 살펴볼 청력·언어 신호
- 큰 소리에 놀라거나 몸을 움직인다.
- 부모의 목소리에 반응한다.
-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면 잠시 조용해진다.
- 소리를 들으며 눈을 움직이거나 얼굴 표정이 달라진다.
- 생후 2~3개월 무렵부터 “아~”, “우~”와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응의 모양이 아기마다 다르다는 것이에요.
어떤 아기는 고개를 돌리고,
어떤 아기는 눈을 크게 뜨고,
어떤 아기는 팔다리를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한 가지 행동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평소 아기가 소리에 관심을 보이는지를 전체적으로 살펴주세요.
부모가 해 주면 좋은 말
아기의 얼굴 가까이에서 부드럽게 이야기해 주세요.
“우리 아기, 엄마 목소리 들려?” “까꿍~ 엄마 여기 있지.”
아기가 소리를 내면 바로 따라 해 주는 것도 좋아요.
아기 “아~” 엄마 “아~ 했어? 아~”
이 짧은 주고받기가 바로 대화의 첫 연습이랍니다.
2. 4~6개월|“어디에서 소리가 났지?”

4~6개월이 되면 아기의 소리 탐색이 더욱 활발해집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놀듯
“아아”, “우우” 같은 소리를 반복하기도 하고
부모가 말을 걸면 소리를 내며 반응하기도 해요.
이 시기에는 소리의 방향과 사람의 목소리에 관심을 보이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어요
-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본다.
- 부모가 말을 걸면 바라보거나 소리를 낸다.
- 목소리의 높낮이나 억양에 반응한다.
- 다양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탐색한다.
- 옹알이가 점점 다양해진다.
부모의 작은 놀이
아기와 마주 보고 이름을 불러보세요.
“○○야~”
아기가 바라보면 환하게 웃으며
“엄마 봤네!”
하고 반응해 주세요.
아직 이름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이름과 사람의 목소리를 연결하는 경험이 쌓입니다.
3. 7~9개월|“소리를 주고받는 재미가 생겨요”

7~9개월 무렵에는 옹알이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바바바”, “마마마”, “다다다”처럼
자음과 모음이 섞인 반복적인 소리가 나타날 수 있어요.
이때 부모가 기억하면 좋은 것은,
옹알이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대화의 ‘주고받기’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점이에요.
아기가 소리를 내고
엄마가 반응하고
다시 아기가 소리를 내는 것.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아기는
“내가 소리를 내면 누군가 반응하는구나.”
라는 아주 중요한 의사소통 경험을 합니다.
이 시기 체크포인트
- 다양한 옹알이를 한다.
- 소리에 반응한다.
- 자신의 이름을 들으면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 사람의 목소리에 관심을 보인다.
- 소리나 몸짓으로 부모와 상호작용하려 한다.
부모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아기가 “마마마”라고 했다고 해서
꼭 “엄마”라는 단어를 말한 것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어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가 소리를 내고 사람과 주고받는 경험을 하고 있는가예요.
4. 10~12개월|“말하기 전, 몸으로 먼저 이야기해요”

“아기는 말보다 먼저 몸으로 이야기합니다.”
돌 무렵이 되면
아기의 의사소통 방법이 조금씩 다양해져요.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기도 하고,
원하는 것을 소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기는 의미 있는 첫 단어를 말하기도 해요.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12개월인데 몇 단어를 말하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있는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살펴보세요
-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한다.
- 익숙한 말이나 소리에 관심을 보인다.
- 옹알이를 한다.
- 손짓이나 표정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 가리키기와 같은 몸짓을 사용한다.
- 소리를 이용해 부모와 상호작용한다.
- 의미 있는 단어가 나타나기도 한다.
5.그런데… 우리 아기는 소리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는 부모님이 조금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아기의 반응이 조금 느리다고 해서
곧바로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기의 기질이나 컨디션, 주변 소음에 따라서도 반응은 달라질 수 있어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청각 관련 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눈여겨볼 청력 신호
- 큰 소리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 목소리나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잘 찾지 못한다.
- 소리에 대한 반응이 또래에 비해 매우 적어 보인다.
- 옹알이나 소리 내기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 이전에는 반응하던 소리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 언어 발달이 걱정될 정도로 소리와 의사소통 반응이 적다.
특히 “전에 하던 반응이 사라졌다”는 점은 그냥 기다리기보다 전문가에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신생아 때 청력선별검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그 이후의 청력 변화까지 모두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가 자라는 동안에도
부모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리에 대한 반응을 살펴볼 수 있어요.
6. 아기 언어발달 체크|‘말의 개수’보다 이것을 보세요
아기 언어발달을 체크할 때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어요.
“몇 개월에 몇 단어를 해야 하나요?”
물론 월령별 발달 기준은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아기에는 단어의 개수 하나만 보는 것보다
듣기 → 반응하기 → 소리 내기 → 주고받기 → 몸짓으로 표현하기라는 전체 과정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헬프맘의 5가지 체크
① 듣기
소리와 목소리에 관심을 보이나요?
② 반응하기
소리를 들으면 표정이나 몸짓으로 반응하나요?
③ 소리 내기
울음 이외의 다양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나요?
④ 주고받기
엄마가 말하면 아기도 소리를 내며 반응하나요?
⑤ 표현하기
옹알이, 표정, 손짓, 가리키기 등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나요?
이 다섯 가지를 천천히 살펴보세요.
완벽하게 해야 하는 시험이 아니랍니다.

아기에게 언어를 가르친다고 해서 특별한 교재가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가장 좋은 언어 자극은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 대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귀를 갈면서 “기저귀 갈자.” 옷을 입히면서 “팔 쏙! 다리 쏙!” 목욕하면서 “따뜻한 물이네.” 산책하면서 “강아지가 지나가네.” 이렇게 부모가 아기의 하루를 말로 설명해 주세요.
아기가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기는 지금 듣고, 저장하고, 연결하고, 연습하는 중이니까요.
7.신생아 청력 검사를 했는데도 다시 확인해야 하나요?
“청력은 한 번의 검사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신생아 청력선별검사는
아기의 청력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중요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아기가 성장하면서
부모가 일상 속에서 소리에 반응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서 부모가 기억해야 할 것은
청력검사 결과 + 성장 과정에서의 관찰
두 가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신생아 때 검사 결과가 괜찮았더라도
이후 아기의 소리 반응이나 언어 발달에
지속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또는 청각 관련 전문가와 상담해 보세요.
그리고 꼭 기억해 주세요.
검사를 받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의 불안을 줄이고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빨리 찾기 위한 방법이에요.
8.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기의 언어를 키워요
특별한 언어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속 대화’
아기에게 말을 많이 해주라고 하면
부모님들은 가끔 이렇게 물어요.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말해주세요.
기저귀를 갈면서 “기저귀 갈자.” 옷을 입히면서 “팔 쏙!” 목욕하면서 “물이 따뜻하네.”
밥을 먹으면서 “냠냠 맛있지?” 산책하면서 “강아지가 왔네.”
이런 평범한 말들이 아기에게는 훌륭한 언어 자극이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기가 소리를 냈다면 잠깐 기다렸다가 대답해 주세요.
아기 → 엄마 → 아기 → 엄마
이렇게 주고받는 시간이 아기의 언어 발달에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9.아기의 첫 대화는 ‘엄마’라는 말보다 먼저 시작됩니다
아기가 처음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아마 부모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순간일 거예요.
하지만 아이의 첫 대화는
사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시작됩니다.
엄마 목소리를 듣던 순간,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던 순간,
처음 “아~” 하고 소리를 냈던 순간,
엄마가 그 소리를 따라 해 주었던 순간.
그 모든 순간이 아기의 언어입니다.
그러니 아직 말을 하지 않는다고
너무 빨리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 오늘부터
아기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 주세요.
“우리 아기가 무슨 말을 하지?”보다
“우리 아기가 지금 무엇을 듣고, 어떻게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렇게 바라봐 주세요.
아이의 성장에는
정답처럼 딱 맞는 시간표보다
아이를 세심하게 바라봐 주는 부모가 더 소중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청력이나 언어 발달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면
혼자 검색하며 불안해하기보다
전문가에게 확인해 보세요.
확인은 걱정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작은 성장 신호를 발견하는
엄마 아빠를 헬프나비가 응원합니다. 🦋